한범덕 고문 (전 청주시장)
이번 달, 2024년 5월호 과학동아에서는 특집기사로 ‘우주신약’ 을 다루었습니다. 지금까지 우주공간을 연구하며 탐사하는 일은 국가가 나서서 그야말로 엄청난 예산을 들여야 하기에 강대국의 전유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다가 인공위성의 역할이 점차 넓어지고 , 지구환경의 한계로 달이나 화성에 대한 공간확장의 필요성이 높아져 그런지 민간영역에서도 상업위성과 우주여행으로 확장되고 있습니다.
그런 우주에 대한 관심이 산업전반으로 나가는 추세에 우주신약이 나오고 있어 자못 궁금하였습니다 . 이미 미국 항공우주국(NASA)에서는 40 여 년 전부터 우주의 미세중력 환경을 활용해 단백질 결정을 연구하여 오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지난 2월 21일 미국 우주제약 스타트업 ‘바르다 스페이스 인더스트리’ 에서 세계 최초로 우주에서 약품을 제조하여 지구로 가져오는데 성공하였다고 합니다. 뒤이어 3월 12일에는 ‘일라이 릴리’ 에서도 우주에서 실험을 통하여 단백질 기반 신약을 생산하겠다고 발표하였습니다.
이렇게 다투어 세계 유수한 제약회사와 바이오 스타트업체에서 우주신약에 나서게 된 것은 지금까지 국가전담의 우주공학이 민간영역에서 로켓을 쏘아 국제우주정거장(ISS: International Space Station) 에서 실험과 제조가 가능해졌고, 소형 우주캡슐을 쏘아 조금 더 저렴한 비용으로 실험, 제조가 이루어짐에 따라 활기를 띠게 되었습니다 .
이처럼 우주공간에서 작업하는 이유는 우주에서는 여러 천체의 중력이 작용하기 때문에 완전히 중력이 사라지는 0은 아니지만 0 에 가까운 아주 작은 우주의 중력, 그러니까 미세중력만이 작용하는 환경이라서 고순도의 단백질 결정을 얻을 수 있다고 합니다. 지구는 액체 내부의 밀도 차에 의하여 물질이 이동하는 대류현상이 발생하게 되지만 , 미세중력 환경에서는 대류현상이 사라져 불순물이 잘 생기지 않고 단백질 결정화 반응이 잘 일어나게 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우주에서는 지구보다 더 균일하고 물성이 더 뛰어난 결정을 만들 수 있는 것이지요 . 약품개발에는 이 같은 고순도의 단백질 결정이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됩니다. 특히 암과 같은 질병에는 목표부위에 맞는 신약이 필요하므로 X 선 회절로 단백질 패턴을 관찰하여 단백질의 구조를 명확히 파악하여야 하고, 또 그 구조에 맞춘 약품을 제조할 수 있는 환경이 중요한 것입니다.
현 재 과학자들은 국제우주정거장에서 여러 제약사들이 진행하는 실험으로 우주신약 후보물질 발굴을 5~8년 단축시킬 것으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부가가치는 대단히 높다고 합니다 . 지난 코로나 시기 백신으로 이름을 높인 머크에서도 우주정거장에서 면역항암제 키트루다 생산을 추진 중인데 400g을 생산할 경우 부가가치가 약 300 억 원 이상으로 보고 있습니다. 즉 미세중력이라는 특수한 환경덕에 거대 설비 없이도 면역항암제와 같은 고도의 정밀신약을 생산할 수 있다니 놀랍습니다.
40 년 전 우주에서 신약을 실험하고 제조하려면 상당한 실험실을 만들어 정거장에 보내고, 다양한 실험장비를 탑재해야 했는데 실제로 비용이나 기술면에서 제약이 너무 컸었습니다. 이러던 것이 2010년대 중반 들어 낮아진 발사비용으로 활발해진 것입니다. 2022년 발표에 의하면 발사비용이 1kg 당 1500$로 40년 전에 비하여 30 분의 1 수준이라고 합니다. 특히 스페이스 X 와 같은 민간로켓의 성공으로 우주신약은 더한층 활발해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오늘도 최고의 날이 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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