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과학이야기' 제594편<한 알만 먹어도 배부른 약 - 한범덕 고문 (전 청주시장)>

  • 작성자: 관리자
  • 작성일: 2024-05-13 14:4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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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과학연구원에서 보내드리는 <재미있는 과학이야기>

 

제 594편/  한 알만 먹어도 배부른 약            


 

                                                        한범덕 고문 (전 청주시장)


저의 올해 소망 중 하나가 살 빼기입니다 .
매년 새해를 맞으면 10개의 소망을 적고그를 이루기 위하여 나름 노력하는데 한해를 정리하는 시점에서 보면 아쉬움을 남기는 것이 대부분입니다술을 줄이겠다운동을 열심히 하겠다 등 많이 있지만 그 가운데에서도 살 빼는 것이 제일 힘든 것 같습니다 .

그런데 작년 
12월 23일 자 사이언스 어드밴스(Science Advances)’에 미국 하버드대 생명공학과 슈리아 스리니바산(Shriya Srinivasan) 교수와 MIT 기계공학과 조반니 트라베르소(Giovanni Traverso) 교수 연구팀이 캡슐 하나만 먹으면 포만신경이 작동하여 음식물 섭취를 40%나 줄일 수 있다는 발표를 하였습니다.

대학교 때 의대 다니는 친구가 우리 몸은 음식을 먹으면 영양섭취를 감지하는 섭식신경과 배부름을 느끼는 포만신경이 있는데 우리나라 사람은 밥 한 대접
 국 한 그릇 등 영양보다는 양이 많아야 하는 포만신경이 발달했고서양사람은 육류위주로 포만신경이 발달되지 않아 비만이 우리보다 많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그 당시 우리는 먹을 것이 부족한 형편이라 육류는 생각할 수도 없는 채식위주라 그랬지 않았을까요?


아무튼 지금은 우리도 
2022년 질병관리청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성인들 비만이 37.2%에 이른다고 하니 문제입니다우리나라도 서양인들 못지않게 비만인구가 예전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늘어났습니다저도 그중 하나이고요.

이번에 캡슐을 개발한 하버드대 스리니바산 교수는 
MIT에서 박사 후 연구생으로 있으면서 트라베르소 교수와 인연을 맺었는데트라베르소 교수는 약물을 전달하는 캡슐개발로 많은 성과를 이룬 분이었습니다 당뇨병 치료로 인슐린을 넣은 캡슐을 우리 장내에 투입하여 한 번에 약물을 내놓지 않고 시간에 따라 배출하는 장치를 개발하여 이름을 높인 학자였습니다.


그동안 비만치료방법으로는 물론 초고도비만환자의 경우에 한정되지만 위에 풍선을 삽입하거나 위를 절제하는 다소 무리한 침습적 시술이 있었습니다
 침습적인 방법은 어쨌든 피부조직에 손상을 주면서 치료하게 되어 환자의 불안감이 높은 치료법이었습니다.

그래서 스리니바산 교수와 트라베르소 교수는 피부에 손상을 주지 않고 치료하는 비침습적 방법으로 캡슐을 먹으면 몸 안에서 진동으로 가상의 포만감을 느끼도록 한 것입니다 위안에 들어간 캡슐이 20분 정도 진동을 하게 되면 위가 늘어나면서 이를 감지한 위벽팽창감지수용체(IGLES) 를 활성화하도록 한 것입니다.
이들은 이 캡슐을 바입스 (VIBES: Vibrating Iglestible BioElectronic Simulator)’라고 이름을 붙였습니다우리 몸에 비만과 관계되는 호르몬은 그렐린과 렙틴이 있는데 바로 이 그렐린이 직접적인 비만유발 호르몬이고 렙틴은 식욕억제 호르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먼저 인간과 유사한 위장을 가진 돼지에게 108번의 실험을 한 결과큰 부작용 없이 약 40% 감축효과를 본 것으로 나타난 것입니다이 캡슐을 먹은 돼지에게서 그렐린은 대폭 줄어들고 렙틴이 늘어난 것을 확인하게 되었습니다아직 인간에 대한 임상실험이 진행되진 않았습니다만 동물실험결과를 볼 때 매우 고무적인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이 캡슐은 지금 현재 비만치료제로 인기를 끌고 있는 한 달 복용비가 100만 원을 상회하는 위고비 의 대체제로서 주목받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러나 한편으로 먹는 재미
소위 맛있는 집을 찾아다니며 먹는 즐거움을 느끼는 사람들에게 한 알 먹기만 하는 삶은 어떤 재미가 있을까요?

오늘도 최고의 날이 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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