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과학이야기' 제592<유화 - 한범덕 고문 (전 청주시장)>

  • 작성자: 관리자
  • 작성일: 2024-05-13 14:4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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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과학연구원에서 보내드리는 <재미있는 과학이야기>

 

제 592편/  유화          


 

                                                        한범덕 고문 (전 청주시장)


중학교 들어가서 선생님이 그림을 그리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
초등학교 시절스케치북에 크레용으로 그림을 그렸던 저에게는 커다란 캔버스에 큼직한 팔레트나이프를 들고 덧칠하시던 미술 선생님의 모습이 무척 생소했던 기억이 납니다물감을 계속 덧칠하는 모습이 크레용으로 그냥 마구 문질러대거나 물감통에 붓을 빨아가며 색칠하던 우리에게는 이상했던 것이지요.

마크 미오도닉이 저술한 
흐르는 것들의 과학에서 유화에 관한 과학적 설명이 나와 있습니다 물감은 일종의 색깔이 있는 접착제라고 볼 수 있습니다물감이 액체에서 고체로 변한 다음영구히 그 자리에 있게 되는 현상이라 그렇게 볼 수도 있을 것입니다 멀리 수만 년 전의 구석기인들에 의하여 남겨진 동굴벽화가 좋은 예라고 할 것입니다.

이러한 물감은 수채화물감과 유화물감으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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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채화물감은 공기 중으로 수분이 방출되고 건조된 안료만 남아 있는 것으로 그 역사를 보면 고대 이집트에서 파피루스로 만든 책에 채색한 것이 3500여 년 전이라고 합니다이 물감은 물에 녹는 수용성 천연안료로 9세기경부터 널리 사용되었습니다. 15세기 수채화의 아버지라는 독일의 뒤러 (Abrecht Diirer)가 많은 작품들을 남겨 수채화의 독자적인 영역을 이루었습니다그러다가 18 세기 튜브에 넣은 물감이 나오게 되어 더욱 발달하여 왔습니다.

유화물감은 양귀비
견과류 등의 작물에서 짜낸 오일로 만든 것으로 15세기 아이크(Jan Van Eyck)로부터 본격적으로 활용되어그동안 오래 써왔던 프레스코템페라 제작에서부터 다양한 유화기법으로 발달하였습니다이 유화기법은 탄력있고 장기간 보관이 가능하다는 장점으로 17세기 루벤스(Pieter Rubens), 벨라스케스(Diego Velasquez), 렘브란트(Rembrant) 등에 의하여 바로크 회화양식으로 화려하게 꽃을 피웠습니다.

유화는 여러 번 얇게 덧칠하여 한 겹씩 산소와 화학적으로 반응하여 경화시킴으로써 물감을 차곡차곡 겹쳐놓게 되는 레이어링 효과를 가져오게 됩니다
그러니까 빛이 캔버스에 닿을 때맨 바깥쪽 면만 반사되는 것이 아니라 빛의 일부가 바닥층까지 침투하여 그림 속 깊은 곳에 있는 안료와 상호작용을 이루어 색색의 빛이 나와 색 광도질감의 조절이 다양하게 이루어집니다르네상스미술의 거장 티치아노(Vacellio Tiziano) 작품 부활 은 분석해 본 결과, 9개 물감층으로 관능적이고 열정적인 르네상스 예술의 특징을 보여주는 유화로 자리매김하였습니다.

이러한 물감은 
19세기 중반까지 화가들이 스스로 만들어 사용을 해왔었습니다그러다가 상업적 전문 재료상이 등장하게 됨으로써 수채화물감이나 유화물감이나 전문적으로 제조하게 되었고 화가들은 재료확보의 부담에서 벗어나 창작에 전념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이제는 재료문제가 아니라 표현에 대한 오브제의 활용이 더욱더 넓어져 전통적인 장르로는 설명이 되지 않는 작품이 나오고 있습니다 여기에 최신 첨단과학영상장비와 통신장비를 이용한 작품이 나오고 있어 전통적인 수채화나 유화의 존재가 있나 회의적일 때가 많습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미술관에 전시된 정통회화를 보면 여전히 우리에게 감흥을 일으키는 사실을 부정할 순 없습니다
시간이 나실 때박물관과 미술관을 찾으시길 권해 드립니다 .


오늘도 최고의 날이 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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